LG화학 '4000억 잭팟' 터졌다…"우리도 희귀비만 신약 개발"

입력 2024-01-05 16:06   수정 2024-01-05 17:37


'합성신약 명가' LG화학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첫 기술수출의 주인공이 됐다. 먹는 유전성 희귀 비만치료제 개발권을 미국 제약사에 판매하면서다. 1981년 신약 연구를 시작한 LG화학이 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LB54640'의 글로벌 개발·판매권을 이전하는 내용의 3억500만달러(약 4014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고 5일 발표했다.

LG화학이 조건 없이 확보한 선급금은 1억 달러다. 계약 성사 직후 4000만달러는 현금으로, 2000만달러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리듬파마 주식으로 지급된다. 나머지 선급금 4000만달러는 1년6개월 뒤 추가 지급된다.

이후 'LB54640'가 시판 허가를 받을 때까지 LG화학은 단계별로 2억500만달러를 더 받게 된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매출의 일정 비율도 로열티로 받을 수 있다.

신약 기술수출 계약에서 선급금은 개발 성공 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다. 실패 위험이 낮을수록 조건없이 오가는 '몸값'을 높일 수 있어서다. 이번 계약 선급금이 전체의 33%에 이를 정도로 크다.

업체 관계자는 "LB54640은 리듬파마슈티컬스에서 2022년 출시한 '임시브리'와 같은 계열의 먹는 약"이라며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바꾼 약이기 떄문에 출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했다.

희귀비만증은 포만감 신호를 주는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MC4R) 유전자 등의 변이 탓에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대부분 어릴 때 증상이 시작되는 데 점차 비만이 심해져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LB54640은 MC4R에 작용해 유전자 변이가 있어도 포만감을 느끼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식욕을 억제한다. 2022년 말 마무리된 임상 1상 시험에서 특별한 부작용이 없고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루 한번 28일 간 복용해 최대 3% 체중이 줄어드는 등 신약 성공 가능성도 확인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미국 임상 2상 시험에 진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LB54640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이 질환자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약은 주사제인 임시브리 뿐이다. 같은 계열의 LB54640은 세계 첫 먹는 약이다. 임시브리 출시로 희귀비만약 시장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은 리듬파마가 LB54640 개발에 나서면서 개발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LG화학 측은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는 지난해 7000만달러였던 희귀비만증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9년 10억2400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리듬파마슈티컬스는 LB54640의 성공적 개발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며 "적극적으로 협력해 희귀비만증으로 고통받는 세계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약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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